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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교단일기 - 선생님으로 살아가는 하루를 진솔하게 그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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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쌤   
손뼉 치기 : 부모님들께 드리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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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교직경력 5년 남짓. 장학지도를 나온 도교육청 연구사님 한분이 교직생활의 최고의 시기라고 말씀하신 바로 그 5년차 교사인 것이다. 신규에서 벗어나 1정 연수를 받아 새로운 자격을 취득하고, 아직 식지 않은 열정과 또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벌어놓은, 또는 저축해 놓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술, 동료교사를 대하는 지혜, 학부모님을 아우르는 마음의 여유. 이러한 모든 것을 적당히 갖춘 아직은 겁 없는 경력 5년차 교사.

그런데 요즘은 너무 힘에 부친다.

교사이길 원하고, 거기다 더해 좋은 선생님이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아직까지 나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선생님의 정의와 주변에서 생각하는 좋은 선생님의 정의에는 꽤나 큰 괴리가 존재하는 듯 하다. 그렇게 크게 볼 것도 없이 반 학생들과의 관계에서만 봐도 그렇다.

매일 나가는 과제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짐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또 나아가 내일의 학습을 위한 예비활동임에도 그것을 너무 소홀히 한다. 매일 쓰는 공부할 문제에 대해서도 선택 사항이 아니라 그 시간 안에서는 반드시 알아야할 내용이라고 귀가 닳도록 강조를 해보지만 개구쟁이 5학년 학생들에겐 선생님의 잔소리일 뿐이다.

그래서 올해는 학교와 가정에서 협공(?)으로 학생들의 학습 습관을 심어주기 위해서 학부모님들께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도움을 청하고, 또 학교에서의 상황을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부모님들께 문자서비스를 통하여 학생들의 학교생활 전반에 대해 내용과 학습에 필요한 부분을 안내하면서 부모님들의 문자서비스를 통하여 서로 피드백을 하고 있다.) 집에서 부모님들께서 한번만 과제를 확인해주시면 그 다음날의 수업이 참 즐겁고 짜임새 있게 진행이 된다. 수업을 진행해 보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물론 그렇게 확인을 못해주는 학부모님들의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제 교육도 투자의 시대다. 금전적인 투자를 포함하여 자녀에 대한 관심과 시간의 투자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먹고사는 생존의 문제가 아직은 산재해 있지만 이제는 삶의 질에 대한 짙은 고찰을 시작해야 할 시기다. 그리고 지금 아이들이 자라서 살아갈 시대는 얼마나 가졌는가 보다는 얼마나 자신의 인생과 삶을 누리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것이다.

부모님들은 힘들게 일해서 번 돈으로 자녀들을 학원으로 돌려세운다. 그리고 매일 학생들은 학원을 어떻게 하면 빠질 수 있는지를 조용히 연구하고 있다. 이 얼마나 우스운 촌극이란 말인가. 공교육에 몸담고 있지만 가르침에는 가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교육 역시 사교육 나름의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고, 요즘 온갖 매스컴에서 공교육의 단점만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공교육도 그 단점보다 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학부모님들은 바쁜 와중에 자녀들의 학습의 보조자가 되어줄 수 없는 학습조력자로서의 부모 역할을 학원을 통해서 채우려 하지만 그것은 애초부터 절대로 채워질 수 있는 성질의 것 아니다. 아이들을 공부하는 기계, 또는 암기하는 기계가 아닌 공부하는 학생으로 길러내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학습 조력은 꼭! 필요한 조건이다.

실상 자녀들에게 공부하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들의 학창 시절은 과연 어떠했을까?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우선은 내가 본을 보여야 아이들은 보고 따라한다. 이 세상의 어떤 선생님보다, 또 어떤 유명한 학원 강사보다 중요한 교과서는 바로 부모님들의 모범적 생활 모습이다. 당장 부모님들은 요즘 한참 재미있어지는 TV드라마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윽박지르면 이건 도통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고, 옆으로 걷는 어른 꽃게가 어린 꽃게보고 앞으로 걸으라는 것과 같다. 또는 구부정한 자세로 컴퓨터 앞에 앉으셔서 온라인으로 어른들이 좋아하시는 게임을 즐기시면서 아이들에게 컴퓨터 게임을 하지 말라는 것 또한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요즘은 사람이 환경을 만드는 시대가 아니라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시대이다. 그래서 케케묵은 사실이지만 또한 더 없이 교육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큰 ‘孟母三遷之敎’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인 나와 또 가정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부모가 가슴에 깊고도 크게 새겨야할 진리이며 직면한 난제인 것이다.

한 학급의 교사로서, 또는 새내기 부모로서 우리 반 학부모님들께 몇 가지 제안을 해볼까 한다.

첫째는 집안의 PC와 TV를 철저하게 배제하는 했으면 한다.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 역행하는 제안일지 모르지만 최첨단의 물결 속에선 오히려 지극히, 또는 처절하게 아날로그적인 것이 돋보이게 마련이다.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하는 보고서를 손으로 쓰면 어떤가?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자료를 백과사전과 신문을 통해서 수집하면 어떻단 말인가? 물론 어른들의 업무처리에는 당연히 신속함이 필요하겠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는 결국 학생을 위하는 길이다. 손으로 쓰면서 글의 전체적인 얼개를 짜보는 논리력을 기를 수 있고, 백과사전을 찾다보면 처음 찾던 것은 잊어버리고, 그 곁다리로 백과사전에 담긴 흥미로운 사실들 곁으로 다가가면서 느끼는 알아가는 기쁨이 얼마나 학생들의 영혼 성장에 도움을 주는지 알고 계시는가 말이다.

둘째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잘 지키자는 것이다. 교사로서의 나는 약속에 매우 민감하다. 혹시나 학생들하고 약속을 하고 지킬 수 없게 됐을 경우 아이들은 잊어버리고 아무렇지도 않는데 솔직히 나는 무척이나 안절부절 해 한다. 왜냐하면 약속은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약속을 잘 지킨다’함은 단순하게 그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모든 일에 책임감을 가지게 한다는 다른 의미이기도 한다. 부모님들은 자신의 자녀들과 한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가. 또 학생들과 교사는 서로에게 한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면서 생활하고 있는가 말이다. 좋은 부모는 아이들을 마냥 사랑하는 부모가 아니다. 부모로서의 사랑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거기에 대해서 아무리 자식이라 할지라도 맺고 끊음을 확실해야 한다. 이는 학습적인 측면이나 인성적인 측면 둘 모두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부디 약속 잘 지키는 부모가 되소서.

마지막으로 셋째는 숙제를 잘 검사해 주는 부모가 되자는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서 또는 학원에 가서 무엇을 배워 오는지 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도대체 뭘 배우는지는 알아야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할 것 아닌가 말이다. 학생들의 숙제는 앞서도 말했지만 절대로 아이들에게 지우는 짐이 아니다. 더 잘 배우기 위해서, 더 잘 알기 위한 체조로 치면 준비운동인 셈이다. 그리고 좋은 부모로 가는 지름길이자 자녀에게 학습조력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큰 계기가 된다. 실상 내용을 좀 모르면 어떤가. 내 자녀는 내 부모가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자신이 하는 공부에 부모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쁜 일이 된다. 매일 ‘공부해라’, ‘시험은 잘 봐야 한다’, ‘나쁜 짓 하지 마라’ 이렇게 잔소리 하는 것 보단 단 30분이라도 같이 머리 맞대고 앉아서 오늘은 무엇을 배웠나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나 이야기하고 확인해 보는 것이 훨씬 낫다. 종종 담임선생님 흉도 보면서 말이다.

쓰고 보니 무척이나 많은 제안인 듯하지만, 결국 부모님들이 힘들게 일하며, 학급 담임인 내가 아이들에게 정성을 쏟는 궁극적인 목적을 생각하면 못 할 일도 아니다.

점점 삭막해져가는 이러한 교육 여건 속에서 자신의 아이만이 잘되기를 바라는 짧은 욕심보다는 모두가 잘 해나가야 내 자녀가 자라서 살 세상이 아름다워진다는 사실을 부모님들은 단 한순간이라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선생님은 학생에게, 학생은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부모님은 자녀들에게 신뢰를 가지고 서로가 좋은 모범이 되어야 한다.

박수 소리는 절대로 손바닥 하나로는 낼 수 없다.

<2007년 6월 7일>

this article was written at  200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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